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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꿈을 좇을 것인가. <라라랜드>는 우리가 모두 겪는 청춘의 찬란함과 아픔, 그리움과 후회를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 속에 담아낸 시대의 명작입니다.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마음속 어느 계절의 기억입니다.
🎞️ 영화 줄거리 요약
로스앤젤레스, 수많은 사람이 꿈을 좇아 모여드는 도시. 미아는 여배우가 되기 위해 수십 번의 오디션을 보며 낮에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고, 세바스찬은 진짜 재즈를 연주하고 싶은 재즈 피아니스트다. 이 둘은 교통 체증 속에서 처음 만나며, 우연처럼 계속해서 서로의 삶에 엮이게 된다.
서로의 열정과 좌절, 고독을 공유하면서 점차 사랑에 빠지게 된 두 사람. 그들은 서로에게 영감이 되어주고, 각자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데 있어 강한 원동력이 되어준다. 세바스찬은 타협을 선택해 밴드에 들어가 유명세를 얻게 되고, 미아는 자신의 연극을 올리며 마지막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길은 달라지고,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위해 헤어지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몇 년 후, 미아는 유명한 배우가 되었고, 세바스찬은 자신이 바라던 재즈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우연히 그의 클럽에 들어선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를 마주하고, 그간의 추억과 ‘만약 그때 우리가 함께였다면’이라는 상상을 음악과 영상으로 그려낸다. 마지막, 두 사람은 미소를 나누며 각자의 길을 인정하고 떠난다.
1. 사랑인가, 꿈인가 – 청춘의 잔인한 선택
<라라랜드>는 영화 전체가 하나의 질문을 향해 나아갑니다. “사랑이 꿈보다 중요한가?” 혹은 “꿈을 이루려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가?”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부담이 되어 갑니다. 서로가 서로의 ‘날개’였지만 동시에 ‘그림자’가 되기도 하죠.
이 영화는 이상적인 결말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둘은 함께 하지 않지만, 각자의 꿈은 이룹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하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는 낭만적 공식을 깨뜨리며, 현실의 씁쓸함 속에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사랑이란, 꿈을 향한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며, 꼭 곁에 남는 것이 아니라, **한 시절을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 음악, 춤, 색채 – 감정의 모든 것을 시각화하다
<라라랜드>는 뮤지컬 장르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단지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음악과 색, 공간으로 표현**해냅니다. 영화 초반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오프닝 넘버 ‘Another Day of Sun’은 꿈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한 도시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두 사람이 별빛 아래서 춤추는 장면 ‘A Lovely Night’은 사랑의 시작과 떨림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가장 감정을 폭발시키는 곡 ‘Audition(The Fools Who Dream)’은 미아가 자신의 연기를 진심으로 표현하는 장면으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정의 절정입니다. 여기에 세바스찬의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Mia & Sebastian’s Theme’는 둘의 관계와 영화 전반의 정서를 관통하는 음악으로 기억에 깊이 남습니다. 이처럼 영화의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의 일부이자 감정 그 자체입니다.
3. 꿈을 향한 외로움, 그리고 인정받는 순간의 찬란함
미아는 수십 번의 오디션에서 거절당하고, 연기 실력조차 평가받지 못한 채 자존감이 무너져갑니다. 세바스찬 역시 타협 없이 진짜 재즈를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에게 생계를 강요합니다. 이 둘의 이야기는 예술가뿐 아니라, **무언가를 진심으로 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입니다.
미아가 자신이 쓴 1인극을 무대에 올리고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연기할 때, 세바스찬이 원치 않던 밴드 공연을 하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할 때, 우리는 이 인물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인정받는 순간’은 단지 성공 그 자체보다, 긴 외로움의 끝에서 빛을 본 듯한 감정을 선사합니다. 그것은 청춘의 진짜 찬란함입니다.
4. ‘만약’이라는 상상 – 끝내지 못한 사랑의 방식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미아가 우연히 세바스찬의 재즈 클럽에 들어서고,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순간, 카메라는 ‘만약 그때 우리가 함께 했더라면’의 상상을 한 편의 몽타주처럼 그려냅니다. 함께한 결혼 생활, 아이의 탄생, 공연, 웃음, 그리고 클럽에서의 성공까지—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닙니다.
이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하면서도, 현실의 선택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를 재확인시켜 줍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이뤄주었고, 그것으로 충분한 사랑이었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마지막, 둘이 짓는 미소는 이별이 아니라, **감사의 인사**입니다. 그 사랑은 끝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인생에 깊이 새겨진 ‘한 챕터’로 영원히 남습니다.
5.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젊은 걸작 – 낭만과 현실의 균형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이 작품을 고작 30대 초반에 완성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위플래쉬>에서 음악과 열정의 갈등을 다룬 데 이어, <라라랜드>에서는 음악, 사랑, 꿈이라는 더 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정교하게 다뤘습니다.
그는 실제로 수많은 뮤지컬 영화와 재즈에 심취한 사람이었고, 이 영화의 연출 콘셉트를 6년 넘게 다듬어온 끝에 제작이 이루어졌습니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각각 피아노 연습과 노래, 춤을 직접 소화해내며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고, 그 결과는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실제 두 인물이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셔젤은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고전적인 감성과 리듬을 그대로 살렸고, 색채와 조명, 음악과 컷의 타이밍까지 섬세하게 설계해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로맨스’를 완성해냈습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다음 편 예고
Part 5. 더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 “내 인생이 누군가의 쇼였다면?”
미디어, 자유,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 명작. 마지막 편에서 계속됩니다.